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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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면 우리는 새해에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각자의 소망과 소원에 대해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런데 때대로 우리는 각자의 소원을 이루는 데 급급하여 하나님과의 관계는 놓칠 때가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두 명의 상반된 왕이 나옵니다. 바로 사울과 다윗입니다. 그 평생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은 다윗과 하나님께 물어도 들을 수 없었던, 사울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윗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방법에만’ 귀를 기울이고 신중히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는 두 번의 기회(심지어 부하들은 이것이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하였음에도)에서 그는 그 방법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이 아니기에 거부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나아가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다릅니다. 사울도 하나님께 묻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사울에게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 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성과와 결과에 더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보내셔서, “순종이… 듣는 것이… 낫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사울은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시 사울이 하나님께 묻습니다. “이 전쟁이 어떻게 될 것입니까?” 우리가 질 것인가? 아니면 이길 것인가? 사울은 지금 하나님께 이 전쟁을 통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만이 궁금해서 묻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든 다른 신이든 그 승패에 대해 답만 준다면 그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엔돌의 무당에게 찾아가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왜 기도하는가?”입니다. 사울은 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찾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며 사모하고 따른다는 것은 쉽게 표현하면 ‘그분과의 교제를 사모한다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알려주신 기도에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즉, 친밀한 교제 없이 뜻만 구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내 인생의 “도깨비 방망이” 취급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 이미 등을 돌리셨고 하나님과의 교제가 깨졌다면 전심으로 회개하고 뜻을 돌이켜 주님께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다시 한번 주님의 얼굴을 비춰주시기를 사울은 간구했어야 합니다. 만일 사울이 그러했더라면 하나님은 반드시 그 기도에 응답하셨을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냐구요? 삼손을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손의 힘이 머리카락에서 나온다고 우리는 흔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삼손은 나실인으로 하나님 앞에서 구별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는 육식(시체를 만지면 안됨), 독주를 마시며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게 세워져야할 자신의 모습을 망각합니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실패합니다. 그리다 마지막 나실인의 언약인 머리카락마저 밀린 채로 적국의 노예가 되어 조롱거리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순간 하나님 앞에서 절실한 회개를 하고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여 그의 힘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그러나 사울은 전쟁 앞에서 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보단 전쟁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만 조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앞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뜨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끝내 침묵하셨고 사울은 변장까지 하며 무당을 찾아가는 비참한 말로를 보여줍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진정 이 새로운 한 해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사모하나요? 진정 주님의 뜻을 알기 원하고 그 선하신 인도하심을 사모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교제의 회복입니다. 주님과의 교제가 이미 깨어진 지 오래됐는데, 주님의 얼굴을 보지 못한 지 벌써 오래됐는데 “하나님, 이것은 어떻게 될까요? 주님의 뜻을 가르쳐주세요”라고만 묻는 것은 무당에게 묻고 있는 사울처럼 하나님을 하나의 우상처럼 여기고 이용하는 비신앙적인 행위입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시편 37편의 말씀을 함께 묵상하길 원합니다.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시37편 4-6절) 내 마음의 소원을 이루는 것보다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앞서는 것이며 내 길을 이루는 것보다 내 길을 여호와께 맡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나님 앞에 바른 관계가 우선 회복되면 내 삶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고 전쟁의 승패(내 소원의 성취여부)에 매여 늘 불안에 휩싸여 사는 인생이 아니라 매일 나의 삶 속에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따라 참된 평강과 만족을 누리게 됩니다. 2020년 우리는 믿음의 행진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확립해야 합니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