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기독교라고 부르는 개신교는 종교개혁을 통해 그 정체성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초대교회에 근거해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개신교의 제 2의 생일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된 마틴 루터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만약 당신의 집에 불이 났는데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여기고 가만히 둘 것인가? 만약 당신이 물에 빠졌는데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여기고 가만히 있을 것인가? 다리가 부러졌을 때 의사의 도움을 받지 말고 저절로 나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가? 만일 당신이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상식을 무시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에게 상식을 주신 아주 상식적인 분이십니다. 우리의 믿음도 그러해야 합니다. 네, 또한 당연히도 하나님은 우리의 상식에 제한되지 않으시고 우리의 믿음도 상식의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초상식과 비상식은, 혹은 초이성과 비이성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코 다른 것입니다.
그런 마틴 루터이기에 유럽에 25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그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약을 먹고 집과 마당과 거리를 소독하십시오. 사람과 장소를 구별해서 다니십시오. 나는 하나님께 자비를 베푸셔서 우리를 지켜달라고 간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할 것이며 약을 조제해서 먹을 것입니다. 나는 내가 꼭 가야할 장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여 나와 이웃 간의 감염을 예방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나의 무지와 태만, 불청결로 이웃이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입니다.” 마틴 루터의 이 말 속에 기독교의 믿음의 진정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있습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공포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캐나다도 확진자가 60명이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행하며 우리의 믿음은 어떻게 드러날까요? 첫째, 공중보건을 잘 따라야 합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계의 질서 안에서 이러집니다. 그러기에 그 질서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철저한 소독과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신학적인 용어로 설명하면 일반계시의 은혜입니다. 둘째는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정밀한 시계를 만들어 놓은 시계공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를 창조하셨으며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분은 우리 속에서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을 특별계시라고 합니다. 기도는 바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해 달라는 하나님의 백성의 부르짖음이며 소망입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완공했을 때 하나님은 그 성전에 임하시며 “내가 이곳에서 하는 기도에 내가 눈을 들고 귀를 기울이리니”라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께 부르짖고 도움을 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심으로 그 백성을 구하시고 그 땅을 치료해 주십니다.
이것이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하늘나라의 백성의 삶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하나님의 백성들이 빛을 발하고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사명을 감당해야할 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의 백성이 일어나 빛을 발하며 이 땅에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야할 때입니다. 이 위기 가운데 우리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우리의 삶을 돌이키고 회개하고 새롭게 해야 합니다. 그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기도합시다. 이 땅을 위해서, 아직 성전에 모일 수 있을 때, 함께 모여 기도합시다. 내 가족, 내 나라를 위해서,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계를 위해서 기도합시다.
하나님이 응답하실 것입니다. 약속하신 대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며 이 땅을 고치고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를 치료하시고 병든 것을 도려내고 어그러진 것을 펴주실 것입니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