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주일을 마지막으로 팬데믹의 영향으로 교회가 폐쇄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된 지 4개월 만에 드디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전세계의 거의 모든 교회가 문을 닫았습니다. 도대체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었는데 가만히 돌아보니 놀랍게도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이와 비슷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바벨론 포로시기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나라가 멸망하고 포로로 끌려가 지낸 이 시간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적인 예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편 126편에 보면 이 포로시기를 마치고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새롭게 지어진 이스라엘 성전으로 올라가며 부른 찬양이 소개됩니다. 그들은 성전으로 올라가며 마치 이 모든 일이 꿈처럼 느껴질 만큼 기쁨으로 가득했다고 고백합니다. 70여년의 포로시기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와 새롭게 지어진 성전을 향해 예루살렘을 올라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들이 부르는 그 감격의 찬양과 기쁨은 아직 성전 문을 지나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전을 향해 올라가는 그 길에서 이미 그들은 하늘로부터 임하는 은혜에 충만하게 젖었을 것입니다. 에스라서 3장에 보면 새 성전의 기초를 놓을 때 “여호와께 감사하여 이르되 주는 지극히 선하시므로 그의 인자하심이 이스라엘에 영원하시도다”라고 찬양하며 큰 기쁨의 함성과 통곡이 있었음을 봅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들에게 새롭게 열린 성전은 얼마나 큰 기쁨이었을까요?
4개월 만에 교회에 나옵니다. 예전에 예배가 귀찮고 무거운 짐처럼 느꼈던 적도 있었을 겁니다. 때로는 학업 때문에, 생계 때문에, 이 핑계 저 핑계로 예배가 우리의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이 4개월의 시간동안 그동안 우리는 예배를 통해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이었는지를 새삼 느꼈고 그 빈자리를 그 어떤 것도 채울 수 없음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4개월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인해 우리는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도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쉽고 빠르고 간단하게 이뤄진 SNS 상의 관계는 얼마나 거짓된 것들이었는지 수천명의 팔로워와 친구들이 있어도 결국은 모니터 너머의 가면 속에 가려진 허상들이었음을 우리는 배웠습니다. 4개월의 시간동안 이런 가상의 관계는 우리를 더욱 공허하게 만들고 더 깊은 외로움 가운데 빠뜨리고 우리를 더욱 고립시킴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오히려 소홀히 대하던 가족들과의 강제적인 격리의 시간들은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과의 관계에 우리가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몰랐고 함께 하는 것에 서툴렀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역설적으로 무척이나 고된 시간들이었음은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서툰지에 대한 역설일 것입니다.
여러분 교회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 예배 가운데 나올 때 기쁨과 감사함으로 나오셨나요? 하나님의 은혜에 그 분의 얼굴을 보는 것에 갈급함과 갈망이 우리 안에 있나요? 세상의 헛된 것들에 치여 이리 저리 거짓으로 포장되고 꾸며진 거짓 관계로 내 자신을 채우는 것에 지치셨나요? 오늘 하나님과 예배 가운데 깊은 그 분이 계신 은혜의 보좌 앞으로 그 지성소 안으로 믿음으로 나아가 그 분과 깊은 교제를 나눕시다. 주 안에서 한몸된 지체들과 함께 서로를 축복하고 기도하고 격려하며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을 경험하십시다. 이것이 교회입니다. 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는 주님이 세우신 교회가 바로 이러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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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다시 열렸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교회됨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양의 문이신 예수님을 통해서 다녀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은 교회됨을 잃어버린 거짓교회의 문을 다시 닫으실 것입니다.
에스라서 3장에서 새 성전을 그렇게 기뻐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이내 이방 아내를 통해 우상을 섬기며 심지어 이스라엘의 재건을 막아선 도비야가 성전에 방을 두고 지내는 끔찍한 모습으로 변질됨을 봅니다. 양의 문이신 예수님이 아닌 다른 문으로 다니면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되지 않습니다.
교회가 다시 열렸습니다. 교회가 교회되게 합시다. 더 이상 교회도, 예배도 없는 어둠이 다시 오지 않도록 교회를 교회되게 지켜나가며 예배자로 예배의 삶을 살아갑시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