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서 비유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비유는 직접적인 설명이 아니라 은유와 상징으로 우리와 가장 친숙한 것으로 쉽게 풀어 설명하신 것입니다. 일종의 눈높이 교육인 것이죠. 그중에서도 마태복음 13장은 예수님의 비유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많은 비유가 모여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 우리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특별함을 발견하게 되길 바랍니다.
우선 겨자씨와 누룩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작다는 것입니다. 겨자씨 비유에서 깊이 봐야하는 것은 그냥 겨자씨가 아니라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밭에는 여러 가지 채소가 있죠, 그러니 밭의 주인이 여러 가지 씨를 그 밭에 심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씨앗들 중에 겨자씨는 가장 작은 것입니다. 작다는 것은 별 볼일 없다는 것이고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겨자씨가 자라면 채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무로 자라게 됩니다.
씨앗을 심는다는 것은 소망을 품는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작은 수박씨를 심으며 커다란 수박을 꿈꿉니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게 만드는 많은 소망들이 있습니다. 졸업, 취직, 월급, 휴가, 전역, 집장만, 영주권…. 수많은 것들을 꿈꾸며 우리는 그 모든 씨앗들을 품고 삽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는 어떤가요? 이건 정말 불확실해 보이기도 하고 지금 나에게 유의미해 보이지도 않기에 다른 것들에 비해 쉽게 뒤로 밀려납니다. 그러나 다른 것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이 하나님 나라의 씨앗이 자라면 위에 있던 모든 소망들은 이제 헛것들로 보일만큼 강력하고 거대한 나무로 자라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누룩도 그렇습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빵을 만들 때 누룩을 넣고 발효를 시킵니다. 그런데 밀가루의 양에 비해 들어가는 누룩의 양은 정말 작습니다. 이렇게 작은 양의 누룩이 들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만 그 적은 양의 누룩이 들어가서 반죽을 부풀어 오르게 만듭니다. 마치 죽어 있는 반죽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 부푸는 것처럼 만듭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그 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이 내 삶에 들어오면 그 말씀이 나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하고 더 이상 내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의 인도하심을 받아 나가는 존재로 바뀌게 됩니다. 시작은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결국에는 본질의 변화를 이끌어 내며 새의 한 끼 먹이정도였던 것이 새들의 보금자리가 될 정도로 변화됩니다. 성령이 우리 안에 들어오면 죽은 반죽이 누룩으로 살아 부푸는 것처럼 우리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둘째, 씨앗과 누룩은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살아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필요합니다. 씨앗은 밭이 필요로 하구요. 누룩은 밀가루가 필요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결코 우리 눈이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쉽게 부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씨앗과 누룩의 생명력은 밭에 심겨지고 밀가루 반죽 속에 들어갔을 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나게 됩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종교가 사라지고 교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목소리 높여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이던 겨자씨가 거대한 나무로 자라면 그 씨를 먹으려 들던 새들도 오히려 그 나무에 둥지를 틀고 지내게 됩니다. 죽어 보이던 누룩이 밀가루를 발효시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는 것처럼 하나님 나라는 결국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맺는 삶의 모습으로 증명되어 집니다. 예수님이 열매로 그 나무를 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말이죠.
이 비유를 잘 이해하셨나요? 너무나도 쉬운 설명이죠? 네 쉽습니다. 그런데 그렇데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이 비유를 잘 이해했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해야한다고 생각되십니까? 네 우리에게 저 하나님 나라는 공중의 새가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일 정도의 큰 나무여야 합니다. 세상의 헛된 수많은 문제와 고민들을 이겨내고 뛰어넘게 만드는 거대한 나무여야 합니다. 아직 여전히 하나님 나라를 조그마한 씨앗을 바라보며 갸우뚱하고 있는 모습이어선 안됩니다. 지금 우리는 잔뜩 부풀어 올라 이제 오븐에 굽기만 하며 맛있는 냄새가 나는 빵이 되는 반죽이어야 합니다. 내 삶 속에서 끊임없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들을 경험해 나가며 그 세밀한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을 나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인도하시며 변화시키며 새롭게 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전히 누룩 없는 밀가루 덩어리처럼 나의 굳어버린 생각과 뜻대로, 익숙해져 버린 경험과 논리로 변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 있어서는 안됩니다.
많은 이들이 하나님 나라와 상관없는 이들처럼 살아갑니다. 하나님 아버지가 없는 고아처럼 살아갑니다. 하나님 나라는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결코 눈에 가릴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내가 처음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 들여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을 때 눈에 띄는 변화가 없지만 이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은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만일 여전히 믿음이 없던 시절의 나의 모습과 변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라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점검해야 합니다.
겨자씨, 누룩 그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나의 삶에서 일어나고 있나요?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