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שמע”(쉐마) “들으라”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쉐마는 아마 가장 유명한 히브리어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신명기 6장의 4-5절의 말씀을 보통 쉐마라고 부르며 지금도 이스라엘에 가면 집 대문 옆에는 ‘메주자’라는 작은 상자에 이 쉐마의 말씀을 적어 보관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모세오경의 마지막 책인 신명기는 요단강을 앞두고 자신과 헤어져 가나안 땅을 향해 건너가게 될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내용입니다. 사명을 마무리하고 자신의 죽음을 앞둔 모세가, 가나안이라는 하나님이 주신 땅으로 들어가게 될 이스라엘 백성에게 혼신의 힘을 담아 “들으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듣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들으라는 말씀은 단순히 듣기가 아니라 경청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자가 되길 원하셨습니다. 선악과를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하와는 뱀에게 조금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먹지도 만지지도 말라, 죽을까 하노라”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는 들었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진의를 알지 못하고 그저 그들에게 불합리한 제약과 간섭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사단의 유혹에 선악과를 먹고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죄를 범하게 되었고 모든 아담의 후손, 인류는 결국 죄의 사슬 아래 놓이게 됩니다.
예수님의 두 아들 비유에서 포도원에서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명령에 첫째는 네라고 대답하고 일하지 않고 둘째는 싫다고 대답했으나 뉘우치고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합니다. 누가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한 자인가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모두가 포도원에 가서 일한 둘째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의 명령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씀을 제대로 듣고 그 말씀대로 행한 자는 둘째 아들 한 명이었습니다.
쉐마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의 뜻을 깨닫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듣고 행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사랑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깨달아 우리도 하나님에게 사랑으로 반응하시길 워하십니다. 그래서 쉐마의 말씀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사랑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에 사랑이라는 것이 빠져버린다면 어떨까요? 하나님의 말씀대로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엔 늘 불만과 불평이 가득합니다. 하와가 뱀의 유혹에 뭐라고 대답하고 유혹에 넘어졌는지 기억해 보세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사랑에 껍데기로 반응하는 것이 바로 율법적인 삶입니다. 이 삶은 순종의 삶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기쁨이 없습니다. 그리고 결코 능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즉,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살 때 그들에게 드러나는 삶의 겉모습의 순종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하나님과의 뜨거운 사랑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랑의 행동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나가는 자가 되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성경의 곳곳에 보면 율법을 어긴 것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오히려 그 마음 속에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보시고 오히려 그들의 행동을 높게 평가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 예수님의 두 아들 비유를 보며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을 것입니다. ‘왜 처음부터 네라고 대답하고 가서 일한 아들은 없는 걸까?’ 라고 말입니다. 바로 그 아들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존중하고 그 뜻대로만 행하며 그 뜻을 위해 자기를 낮추고 순종하는 아들. 아버지를 사랑하여 그 아버지의 말씀을 경청하고 그 말씀을 지켜 행하며 그 말씀을 이루는 아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제 우린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 한 형제되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예수님이 보여주신 그 사랑의 관계에 이제 우리도 함께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주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도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둘째 아들이 마음을 돌이켜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했듯이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예수님의 순종을 기억하고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그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