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예수님을 만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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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한 감독이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무명의 선수를 깜짝 선발로 기용합니다. 더 나아가 그 선수에게 주장완장까지 허락했습니다. 감독의 부름을 받아 월드컵 결승전과 같은 놀라운 무대에서 뛰게 된 선수는 처음에는 감독의 지시를 잘 따라 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전반이 끝나갈 무렵 이 경기가 끝나고 나면 자신이 세계의 스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욕심에 감독의 지시가 아니라 자기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끝내 결정적인 순간에 실축하고 오히려 자책골을 넣어 버립니다. 그리고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전반전이 끝이 납니다. 여기까지 보면 다 끝이 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 어떤 감독도 이 선수를 후반에 그대로 뛰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감독은 이 선수를 그대로 후반에 기용합니다. 그리고 이 선수의 후반은 전반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자책골을 만회하는 만회골과 역전골의 주인공이 되어 결국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일등공신이 됩니다. 이 선수가 후반에 그토록 달라졌던 이유는 바로 전반이 끝나고 난 뒤 15분간 감독과의 만남에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드라마틱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이야기는 바로 사도 베드로의 이야기를 축구에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사도베드로의 모습은 전반과 후반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의 인생의 전반은 예수님을 만나 사람을 낚는 어부로 초대받고 예수님과 함께 한 약 3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갈리리의 어부였던 그를 예수님의 제자로 불러 주셨고 예수님의 제자로서 놀라운 이적을 경험하고 또한 실제로 그 놀라운 역사하심의 통로로 직접 쓰임받기도 하는 놀라운 일들로 그의 전반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전반이 끝날 무렵 예수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3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고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갑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십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반이 남아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베드로를 찾아가 만나주시고 그를 일으켜 세워주셨기 때문입니다. 간의 휴식 가운데 있었던 감독과의 작전타임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실의에 빠져 갈릴리로 돌아간 베드로를 찾아가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지 3번 반복해서 물으십니다. 그리고 3번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이 만남이 베드로의 인생의 전반과 후반을 바꿔놓는 15분의 시간과 같았습니다.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은 인생이 달라집니다. 아니 달라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디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지만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전반적은 네 뜻대로 했지만 후반전은 주님의 뜻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뜻을 버리고 주님의 뜻대로 하기 위해서는 자기 죽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자기 죽음은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3번이나 예수님을 사랑하는지 베드로에게 물으셨던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3번 베드로에게 “내 양떼를 먹이라”고 말씀하심으로 후반전부터 그가 감당해야 할 모든 사명의 주인이 예수님이심을 분명히 하십니다. 이는 마태복음 16장에서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는 놀라운 신앙고백 후 예수님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베드로의 교회도 아니고, 베드로의 양 떼도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양 떼입니다. 즉, 후반은 주님을 위해서 뛰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부활절 후 첫 번째 주일입니다. 부활의 놀라운 소식이 지금까지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고 전해내려오는 이유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놀라운 변화야 말로 예수님의 부활의 가장 큰 증거입니다.

비단 베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내가 주인인 인생을 살았다면 이제 부활의 예수님을 만난 이후로는 우리는 주님을 위한 삶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