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종말론적인 삶”입니다. 종말, 즉 마지막 때, 심판의 날이 있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다스리심에 대해 신뢰하며 육체의 욕심이 아닌 성령을 좇아 사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종말론적인 삶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살펴보고자 합니다. 종말론은 기독교의 교리 중에서도 아주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이지만 사실 너무나도 중요하고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를 결정짓는 중대한 가치관입니다. 21세기 들어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가 영원한 시간 속에서 유토피아를 향해 나아간다는 생각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즉 종말은 없거나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아니 최소한 피하려고 준비를 하면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화병에 담긴 아름다운 꽃은 향기로운 향기와 아름다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물을 자주 갈아주고 심지어 온갖 화학첨가제를 넣어 조금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결국은 시들어 버립니다. 왜냐하면 뿌리가 잘린 순간 이미 죽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도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인해 “사망”이라는 심판을 받았습니다. 비록 지금 멀쩡히 육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모두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영원한 심판을 받아야 하는 사망의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우리의 마지막을 예수님이 바꿔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심으로 이 사망이라는 끔찍한 결말을 영원한 생명이라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마치 뿌리가 잘려 화병에 담긴 꽃처럼 우리는 결국은 시들어 죽을 수밖에 없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라는 생명의 나무에 접붙임을 받아 새로운 생명을 얻은 존재와 같습니다. 사망이 확정된 인생에서 영생이 확정된 인생으로 우리는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승리를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승리했습니다.
종말론적인 삶은 바로 이 최후의 승리를 확신하는 삶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얻게 될 최후의 승리와는 달리 지금 우리의 삶은 치열한 공방이 일어나고 때때로는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 많은 일들이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작은 전투의 승패와는 달리 전쟁의 승패는 이미 결정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최후 승리와 상급에 대해 분명히 약속하십니다. 그러기에 최후 승리를 확신하는 그리스도인은 삶 속에서 좌절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가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상의 방식이 아무리 성공(?)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세상의 방식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방식을 지켜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승리의 날을 고대하고 기다리며 삽니다. (마라나타!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그런데 성경은 이 최후의 승리에 대해 말씀하시며 줄 곧 한 가지를 알려주시기 않습니다. 바로 그 마지막 날이 언제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날은 오직 아버지만이 아시며 모두가 예상치 못한 날에 도둑같이 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맞이한 이 하루가 어쩌면 그 날일 수 있습니다. 만일 오늘 하루가 마지막이라면 오늘 우리의 삶은 무척이나 달라질 것입니다. 결코 허투루 사는 삶이 될 수 없고 죄악 가운데 빠진 삶이 될 수 없으며 육체의 욕심을 채우는 시간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이비 이단들의 주장처럼 현실의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 모두 버리고 그날만을 바라보고 살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하루를 가장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마지막 날을 지혜롭게 기다리는 자의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늘 하루를 주신 이유는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사명(크고 작은, 일상적이든, 특별하든,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하루의 사명을 충성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승천을 바라보고 있던 제자들에게 천사는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고 책망합니다. 종말론적 삶이란 바로 최후의 승리를 확신하며 오늘이 바로 그 날일 수 있음을 믿고 승리를 누리며 소망 가운데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자에게 하나님은 놀라운 상급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