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에스더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놀라운 은혜가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것임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말씀에 이어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사랑은 참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우리의 마음을 옮겨 놓기 때문입니다. 나와 상관없던 누군가에게 우리는 마음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궁금해 하다가 차츰차츰 사랑하는 상대방과 나를 일치하게 되는 것을 봅니다. 누군가가 좋아하는 것을 보면 나도 좋고 누군가가 슬퍼하는 것을 보면 나도 슬프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랑하는 자의 모습입니다. 이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면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과 나를 일치하게 되는데 이것이 그리스도인에게 요구하시는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가 행복하길 원하시며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며 주 안에 거하길 원하십니다.
사명 혹은 섬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가 갖는 두려움은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사명과 섬김을 의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의 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의무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고 그러지 못할 때엔 이런 저런 눈치를 보게 되다가 마지못해 감당합니다. 그러나 사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특정한 어떤 사랑의 행동, 예를 들어 사역, 봉사, 헌금… 보다 우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갖기를 원하십니다. 그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주님을 기쁘게 할까를 고민하고 나오는 행동들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명과 섬김에 대해 우리는 보상을 바랍니다. 내가 이러한 것으로 섬기면 하나님께 더 놀라운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습니다만 그 보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거나 미뤄진다고 여겨지면 사명과 섬김의 원동력을 잃어버릴 때가 생기게 되는 함정이 있습니다. 여러분, 선물을 받는 것과 주는 것 어떤 것이 더 좋나요? 어렸을 적엔 당연히 받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선물을 주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배워갑니다.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고르고 어떻게 전해줄지, 얼마나 좋아할 지를 고민하는 그 순간부터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을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지금 내게 있는 것들, 내 모든 것, 내 자신을 내 놓는 순간은 더 할 수 없는 기쁨의 순간입니다. 사명과 섬김은 보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함으로 내어 놓는 향유옥합과 같은 것입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아시나요? 실력은 분명 프로가 아마추어보다 월등히 뛰어납니다. 그런데 누가 더 즐기는 사람일까요? 프로는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돈을 받고 경기에 임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아마추어는 실력은 부족하지만 그 경기가 너무 좋아서 자기 돈을 들여서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프로들이 경기에 임하면서 “이번 경기는 즐기겠습니다”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마추어들이 즐기는 그 행복함을 누리진 못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프로처럼 의무감으로 섬기고 그 수고의 댓가를 보상으로 받으며 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사랑함으로, 뜨겁게 사랑함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할 것들이 무엇인지 행복하게 고민하고 그 부족하고 서툴지만 주님을 위해 기꺼이 내어 놓는 삶을 원하십니다. 오늘 나에게 있는 것들로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히게 할 것인지를 행복하게 고민해 봅시다. 내가 드린 시간과 물질과 노력과 땀으로 인해 행복해 하실 하나님의 모습을 생각해 봅시다. 신앙에 있어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받기 위해서 사는 프로가 아니라 내 것을 기꺼이 드리며 즐기는 아마추어로서 살아가며 그 삶의 기쁨을 누리길 소망합니다.
다트머스 한인교회 담임목사 김승용